2010년 5월 18일 화요일

박세길의 새 책, 기술이라는 키워드의 문제점

박세길의 새 책, “미래를 여는 한국인 史”

- 핵심 키워드 ‘기술’

 

박세길이 “미래를 여는 한국인 史”(경제편)라는 새 책을 출간했다. 이 책 전반의 키워드는 기술이다.(현재 4장까지 읽었는데 그 이후를 읽지 않았기 때문에 아래 내용은 섣부를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박세길은 “한국경제의 뿌리와 열매”에서도 기술을 핵심으로 한국경제를 분석했다. 박세길의 논지는 이런 것이다. 3저호황을 통해 한국경제는 성장했고 기술 발전을 이뤘다. 그러나 미국의 제국주의적 방해로 인해 기술발전이 구조적으로 억제되었다. 따라서 기술발전을 제도적으로 보장할 자주적 민주정부의 수립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이 논리는 몇가지 점에서 특징적이다. 첫째는 86~89년 3저호황의 경제적 성과를 반영하고 있는 점 둘째. 자주적 민주정부 수립의 정당성을 강변하기 위해 무리한 결론을 도출했다는 점이다. 전자는 90년대 이후 nl 진영의 경제관을 업그레이드한 중요한 성과이다.

그러나 박세길의 위 주장은 틀렸다. 한국의 대자본은 86~89년 3저 호황 이후 오히려 기술발전의 성과가 컸다. 특히 삼성전자가 90년대 후반 일본 전자기업을 젖히고 세계적인 전자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은 대단히 인상적이다. 만약 기술이라는 키워드를 그대로 유지한다면 진보는 삼성을 넘을 수 없다. 삼성의 도덕적 일탈에도 불구하고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대자본으로 성장했고 이후에도 삼성의 성과 여부가 한국경제에 중요한 열쇠이기 때문이다.

 

08년 10월 이후 기술보다 중요한 키워드는 ‘버블’이다. 버블에 따른 가수요가 삼성전자와 같은 글로벌 대자본이 내수를 위축시키는 제반 조치(비정규직, 원하청 관계 등)에도 불구하고 해외시장에서 선전할 수 있었던 힘이기 때문이다.

문제의 근원이 버블에 있다면 기술발전만으로는 경제를 살릴 수 없다. 아무리 높은 기술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수요가 없다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또한 버블이라는 관점에 서야만 우리는 삼성의 기술력에 의존하지 않는 보다 근본적인 대안을 모색할 수 있다. 저성장, 고용, 생태 등의 가치를 통해 발전한 생산력에 상응하는 수요 부족을 패러다임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방향에서 해법을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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