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 16일 금요일

친구들과 아들의 대화

친구들과 아들의 대화

 

어제 친구들과 술을 먹고 새벽 늦게 함께 집에 왔다. 친구들은 내 처지를 아는 터라 무척 걱정을 했던 것 같다. 아내와 이혼하고 아들은 자퇴했으며 별 미래가 보이지 않는 운동에 아직도 미련을 갖고 있는 인물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위와 같은 경력을 가진 사람의 생활은 비참하거나 침울할 것으로 예상했을 것이다.

 

새벽 3시가 넘어 집에 왔을 때 아들은 여전히 책을 보며 놀고 있었다. 평소에도 능글맞고 웃음기가 넘치던 아들은 자퇴하고 나서 더욱 밝고 명랑해졌다. 아들이 보여주는 쾌활함이 친구들이 보기 좋았던 것 같다. 나는 이혼하기 전 아들에게 이혼해도 괜찮겠냐고 물은 적이 있다. 나 또한 이혼에 특별한 의미를 두지 않고 있는지라 그저 심상하게 물었다. 당시의 아들의 반응도 그랬지만 어제 대화에서 아들은 그저 30초 정도 고민했다고 한다. 이혼한 부부의 자녀가 갖고 있을법한 어두움을 아들은 전혀 갖고 있지 않았다.

 

아들은 분명 기존 한국사회와는 전혀 다른 유형의 인간이다. 나도 자유분방한 인간이지만 아들은 나의 수준을 뛰어 넘어 자유분방함을 몸으로 체현하고 있는 녀석이다. 그렇게 사회도덕과 인간의 풍모는 시대와 함께 변화하는 것이다.

 

15세기 서유럽의 부흥을 이끌어낸 것은 이성과 합리성을 지닌 개인이다. 사람들은 이를 당연시하는 경향이 있지만 15세 이전 역사에서 위와 같은 유형의 인간상은 아주 특별한 것이었다. 1848년 마르크스는 ‘프롤레타리아’라는 특별한 새로운 집단을 찾아내고 이들을 중심으로 하는 사회역사관을 제기한다.

 

운동은 새로운 시대를 체현할 특별한 집단이 출현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민주화운동에 뿌리를 둔 민주노총, 민주노동당, 참여연대 등이 신자유주의 시대에 적응할 수 없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내가 김예슬에 환호하는 것은 바로 그가 체현한 시대적 높이 때문이다. 김예슬이 어떤 인생을 살 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김예슬로부터 시작된 새로운 도전은 서서히 그러나 막을 수 없는 속도로 역사의 무대에 등장하게 될 것이다.

댓글 13개:

  1. 그 아이 제게도 한번 보여주시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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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박이! 아이에게 흑심을 품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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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 글쎄...........언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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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저도 선배 아드님이 궁금하네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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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참! 어려운 문제네요(이혼과 아이의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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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민경우 동지!

    신간 발간을 학수고대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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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큰도토리 - 2010/04/19 13:29
    - 어렵게 생각하지 마세요...가볍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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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이사는 하시는 건가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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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홀로서기 - 2010/04/20 12:40
    - 5.7 망원역 근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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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으흐흐 망원역 쪽으로 이사오시네요? 집들이는 안하시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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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 집들이해야지.......아예 하숙집으로 개방할까 생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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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백치미 - 2010/04/21 10:27
    집들이 꼭 가보고 싶네요. 포스팅 꼭 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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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집들이 하시면 저와 친구들, 꼭 초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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