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베스를 보는 또 하나의 시각
98년 대통령 선거에 당선된 베네주엘라 차베스 대통령에 대한 일반적인 평가는 반미강경노선, 21세기 새로운 사회주의, 포퓰리즘, 유가 상승 등등일 것이다.
02~07년 중국의 대 개도국 투자.원조액을 보여주는 아래 표는 차베스를 평가하는 또 다른 시각의 단초를 보여준다.
아래 표에서 보듯 중국의 베네주엘라 투자.원조액은 164억불에 이른다. 이는 2위인 브라질의 꼭 2배에 이르는 숫치이다. 흥미로운 것은 02~07년 중국의 베네주엘라 투자.원조가 대규모로 진행되는 동안 차베스는 02년 4월의 쿠테타 등 아슬아슬한 권력투쟁에서 시종 우위를 지켰다는 점이다. 물론 이 정치적 우위의 배경에는 베네주엘라의 석유가 있다. 사람들은 베네주엘라가 원유 보유국.수출국이었음을 중시하곤 하지만 진실은 그것 이상이다.
원유 보유국.수출국이라고 해서 언제나 유리한 위치에 서는 것은 아니다. 70년대 중동의 자원 민족주의는 서방선진국의 에너지 효율이 높은 산업으로의 재편(원유 수요 감소), 중동 기득권층이 석유 수입을 소수 기득권층에 귀속시키거나 서방은행으로 환류시킨 점, 이 자금이 한국.브라질 등에 차관으로 제공된 점 등등 미국 질서를 재강화하는데로 귀결되었다.
베네주엘라의 석유가 위력적이었던 것은 미국과 중국 사이의 피말리는 에너지 전쟁의 구도안에 있었기 때문이다. 중국은 미국의 봉쇄망을 뚫고 어떻게든 에너지 수요를 충당하려고 노력했고 이것이 중남미, 아프리카 등에 대한 중국의 거대 원조와 투자를 이끌어낸 동인이다. 이를 배경으로 차베스는 미국이외의 다른 에너지 질서에 편입될 수 있었고 이것이 차베스가 내부 권력 투쟁에서 승리한 강력한 동력이다.
90년대 후반 이후 중남미가 탈미적 노선을 강화해가고 있는 것은 아프리카, 중동, 구소련 등에서 탈미적 노선이 강화되는 것과 동일한 맥락의 사건이다. 미국의 자산버블은 중국의 거대 고정자산투자와 막대한 자원 수요를 창출했고 미국적 질서에 편입되기를 거부했던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 주도의 에너지 질서와는 차원을 달리하는 새로운 에너지 질서를 구상했다. 그리고 그 연장선하에서 중남미 등의 탈미화가 가능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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