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동력
황건적의 난, 태평천국의 난, 갑오농민전쟁 등 역사의 고비고비마다 등장하는 민중들의 투쟁이 역사의 동력인가? 동서고금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민중들의 투쟁이 역사를 실질적으로 움직인 것은 아니다. 단 이를 자양분으로 하여 엘리트 집단 사이의 정치 투쟁이 벌어지게 된다. 만약 엘리트 집단 사이의 정치투쟁이 민중적 에너지를 자양분으로 하지 못할 경우 그것은 혁명, 변혁, 개혁과 같이 역사의 진보적인 역할을 하기보다는 엘리트 집단 사이의 정쟁이나 정변의 성격을 가질 것이다. 그런 면에서 역사의 주체는 민중이다는 표현은 역사 발전의 궁극적인 동력을 논할 때는 적당할 수 있어도 보다 구체적인 역사 공간에서 역사의 주체를 논하는 상황에서는 적절한 개념이 아니다.
역사의 진정한 위기는 사회적 모순의 격화, 민중적 에너지의 분출과 같은 밑으로부터의 변화를 자양분으로 하되 엘리트 집단의 균열에서 나온다. 사회적 모순이 격화되면서 주류 엘리트 집단이 엘리트 사회 전체를 장악하지 못하고 이들 중 일부가 혁신적인 사조와 결합하여 사회적 저항을 결행할 때가 가장 위험하다. 삼국시대의 6두품이나 고려말 신진사대부 등이 그런 사례이다. 그런 면에서 역사의 위기를 논할 때 가장 중요한 표징의 하나는 사회경제적 갈등의 심도와 함께 엘리트 집단 내부의 균열 정도이다.
지금은 어떤가? 로스쿨, 의치학 전문대학원 입시를 둘러 싼 경쟁이 날이 갈수록 치열해 지고 있다. 서울의 명문대 출신 또는 재학생임을 강조하며 과외를 구하는 전단지가 곳곳에 나붙어 있다..............서울과 지방대를 가르던 선은 어느새 SKY와 서울의 중류권 이하 대학을 넘어 SKY 대학 내부로 확대되고 있다.
2010년 한국은 SKY 대학 출신자들에게 안정된 직장과 보수를 주는데 실패하고 있다. 이는 90년대와는 매우 다른 상황이다. 90년대에는 사법고시 정원이 늘어나고 민간기업에 좋은 일자리가 많아 그저 SKY라는 학벌만으로도 안정된 직장과 보수가 가능했다. 그러나 2010년의 한국은 그렇지 않은 것이다.
갈등이 격화되고 탈락자가 많아지게 되면 이 중 일부가 혁신적인 사상과 결합하게 된다. 이로부터 운동은 새로운 단계와 양상으로 발전하게 된다. 2010년의 대한민국은 이 국면을 통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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