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틀대는 욕망
-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반MB연대냐 진보대연합이냐 하는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사람들은 이러한 논쟁을 정치노선을 둘러 싼 갈등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논쟁의 핵심은 정치노선이라기보다는 40대 중반을 넘어선 운동가들의 실존적인 고민이다.
- 당신이 만약 40대 중반을 넘어선 활동가라면 현재 자신의 처지를 어떻게 생각할 것으로 보는가?
동창회를 나가면 친구들이 묻는다. 친구들 또한 민주노동당.진보신당 등의 국회의원들이 활동하는 모습을 보고 있는 마냥에 당연히 오랜만에 만난 오랜 친구의 근황이 궁금할 것이다. 누구누구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데 너는 어떠냐고... 이런 질문이 친구가 아니라 부모친척 등에서 나오면 대화는 훨씬 날카롭고 예민해진다.
40대 중반을 넘어서면 운동이외에 달리 갈 길도 없다. 일반 직장에서도 명퇴를 하는 판에 20~30년간 운동만 해온 처지에 어디가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민주노동당이 주는 일정한 보수는 20~30년간 운동을 해왔던 사람들에게는 생각보다 큰 돈이다.
40대 중반이 넘어 이혼을 하는 것은 대부분 돈 때문이다. 부부 중 한쪽이 교사이거나 약사 같은 특수직(?)이라면 모르겠으나 그렇지 않으면 경제적 하중은 만만치 않다. 곳간에서 인심이 난다고 구체적인 현실을 살아가는 인간에게 경제적 문제는 피해갈 수 없다. 부부간의 애정과 신뢰, 무한한 헌신도 어느 정도지 어느 수준을 넘어 임계치에 이르면 특수한 경우가 아니면 갈등이 불거지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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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와 같은 문제들이 운동하는 사람들에게 없을거라고 보는 것이 이상한 생각이다. 동일한 맥락에서 운동하는 사람들의 정치적 판단에도 당연히 자신의 이해관계가 개입되게 마련이다. 사람들의 정치적 견해가 그 사람의 경제적 처지에 기반한다는 것은 운동가에게도 어김없이 적용된다. 단 그 정도가 약할 뿐이고 어떤 경우에는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정치적 선택이 많다는 것 뿐이다.
- 지금은 어떨까? 6월항쟁에 뿌리를 둔 대중조직들은 대부분 와해되고 있다. 당연히 그에 기반을 둔 40대 중반의 활동가들이 이들 대중조직을 토대로 운동적 신념과 경제적 기반 나아가 일정한 명예를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말끝마다 MB심판을 외치지만 20~30년간 운동을 해왔던 사람들이 이러한 정세 변화를 모를 것으로 보는 것은 상황을 너무 안이하게 보는 것이다.
00년 이후 진보진영에게 열렸던 이른바 명예로운 제도권 진입의 길도 빠르게 닫혀 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무능한 사람들이 닫혀가는 좁은 문에 더욱 집착하게 마련이다. 나름대로 자기 역할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좁은 문에 집착하는 정도가 작거나 다른 길을 모색할 길이 열려 있기 때문이다.
위와 같은 경향은 비단 한 사람의 운동가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이른바 써클이라는 집단도 큰 틀에서 보면 한 사람의 인간이다. 써클이라는 집단은 사람이 많을수록 특히 상층부에 복종하는 순종형 인간들이 많을수록 챙겨야 할 식솔이 많은 법이다. 이럴 경우 일정한 경제적 보상이 따르는 지위를 통해 자기 식솔을 챙겨야 하는 내적 요구가 강해지는 법이다.
-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00년 이후 극적으로 부상했던 진보진영의 40대 중반을 넘어선 활동가 부대가 빠르게 무너져 내리고 있다. 이 무너져 내리는 틈바구니에서 닫혀가는 마지막 문을 향해 절망적인 아귀다툼이 벌어지고 있다. 이 아귀다툼을 정당화하는 것이 바로 반MB이다. 물론 반MB라는 정치노선은 국민적.대중적 공감대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비판적 지지를 경멸하며 떠올랐던 진보정치 집단이, 김대중-노무현 정권 당시 신자유주의를 그렇게 목청놓아 비판했던 사람들이 일순간에 노골적인 비판적 지지에 경도되고 있는 것은 밑으로부터 실존적 욕망이 꿈틀대고 있기 때문이다. MB퇴진을 목놓아 외쳤던 사람들이 정작 김진숙.김예슬이 보여 주었던 명료한 투쟁 한번 보여주지 못한 것은 다른데 이유가 있었던 것이 아니다. 애초에 그들의 관심이 반MB에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확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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