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써클 선배들을 만났다 . 서울대 안에 유명했던 ... 연구회...82~83번이 기본이고 84가 곁다리 끼듯이 모였다. 좋았던 것은 사람들이 많이 변하지 않았던 점이다. 당대 유명세 달리던 사람들은 그저 평범한 생활인으로 살아 가며 언뜻 언뜻 과거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었다. 한 때 나는 그들이 원망스러울 때가 있었다. 나야 386세대의 변방이다. 기라성같았던 선배들이 왜 진보진영에서 멀어졌는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선후배들이 모이는 자리는 피하곤 했다. 그런데 20년이 넘게 지난 과거 기억들을 오늘 만난 그들은 어제 일처럼 아름답게? 추억하며 회고하고 있었다. 편견이었을까? 역사적으로 보면 386세대에 대한 평가는 그다지 좋을 것 같지 않다. 386이 걸었던 과거는 마땅히 진취적으로 해석되고 새로운 시대의 자양분이 되어야 한다. 문득 08년 시청 광장을 가득 메웠던 사람들이 여기에 있었겠구나 하는 감회에 사로잡혔다. 오늘은 기분 좋은 저녁이다. 긴 역사에서 승패는 알 수 없을 것이다. 어쩌면 지는 것이 진보의 숙명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미래를 위해 분투하고 그것을 기억해주는 사람이 있는 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행복하다. 통일선봉대 찬가를 기꺼이 들어 줄 있는 사람들이 있는 것만으로 오늘은 마음껏 취해도 좋은 밤이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