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2월 1일 월요일

노인 문제

- 오늘은 어머님을 뵜는 날인데 일이 바삐 며칠 미루었다. 어머님은 근 2~3년째 치매로 앓고 계신다.

 

- 내가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문제가 바로 이 노인 문제이다.

 

- 민주노동당 창당 10주년을 맞이해 열린 토론회에서 어떤 동지는 자영업.비정규직.여성 등 대부분의 사회적 약자들을 거론하면서 이 노인 문제를 빼먹었다. 그 동지는 이 땅의 노인들의 삶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이는 노인들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고 노인들의 고통이 사회적 문제로 쟁점화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따라서 그에게는 자영업.비정규직은 눈에 보여도 노인들의 고통은  보이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정작 삼성경제연구소, lg경제연구소 등의 레포트에는 노인 문제를 다룬다. 양자의 차이는 전자가 운동적 관점에서 세상을 보는 반면 삼성경제연구소 등은 국가를 경영하는 입장에서 세상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전자는 절대로 후자를 이길 수 없다.

 

- 다함께, 좌파 동지들이 민족.국가를 논할 때 흔히 쓰는 소재가 이주민 노동자다. 이들은 이주민 노동자가 불쌍하기 때문이 아니라 이주민 노동자를 통해 국민국가, 민족 따위의 폐해를 지적하고 자신들의 노선의 정당성을 전파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유럽에서 중동계, 미국에서 라틴계가 갖고 있는 위상에 비해 한국에서 이주민 노동자가 갖는 위상은 비할 바 없이 작다. 이는 한국사회의 특성 때문인데 한국사회는 단일민족성이 강한데다 사회복지체제가 갖춰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사회적 취약층인 노인들에게 모순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인텔리들이 갖고 있는 이런 류의 접근을 경멸한다. 그들은 이 땅에서 가장 소외받고 있는 사람들을 잘 모른다. 그리고 그에 대한 면밀한 조사조차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맑스의 논법에 따라 꺼리낌없이 이주민 노동자 문제 등을 끌어들여 민족.국민국가 등의 담론이 틀렸다고 강변하고 있는 것이다. 

  "진보의 재구성"에서 이 문제를 다루었다. 그런데 건실해 보이는 대학생의 독후감에 이 책의 가장 큰 결점은 이주민 노동자에 대한 적대적인(?) 태도이며 이주민 노동자에 대한 연대는 유보없이 동의되어야 한다고 써 놓았다. 다함께의 김하영 동지는 민족.국가에 대한 집착을 그런 형태로 표현했다며 내가 민족.국민국가 등의 영역에서 이성을 잃었다고 평가하는 듯 하다. 

  나는 분명 건실해 보이는 대학생이나 다함께류의 발상에 경멸에 가까운 감정을 갖고 있고 진보의재구성안에 그런 감정을 담았다. 그래서 그 문제가 틀렸다고.... 민중.서민.민생을 외치면서 정작 구체적인 민중의 삶에 대해서는 제대로 조사조차 하지 않는 인텔리들을 나는 경멸한다. 건실한 대학생과 김하영 동지는 그나마 나은 축에 속하지만 다른 동지들은 정말 구제불능이다. 그리고 건실한 대학생과 김하영 동지 또한 그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하철에서 신문을 수거하는 노인들, 길거리에서 소소한 찬거리를 팔고 있는 노인들은 그나마 그런 일이라도 할 수 있는 건강한 노인들이다. 다수의 노인들은 봉천동.길음동 달동네에서 일년 내내 찾아오는 사람 하나 없이 관절염.고혈압 등 수다한 질병을 갖고 죽지 못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것이 안보인다고....그것은 그들이 떠들어대는 민중이 관념속에 존재하는 허구이기 때문이다.

 

- 민족.정부와 같은 담론을 해체하기 위해 이주민 노동자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박노자.다함께.권혁범.임지현과 같은 자들을 용서하지 말아야 한다. 운동에서 구체적이고 살아있는 민중의 삶이 누락되면 운동은 구체적인 현장성을 떠나 관념화되게 마련이다.

 

- 좌파 동지들이 이런 실수를 많이 저지르는데 이른바 자주파는 좀 나을까? 노농동맹을 뇌깔이는 저명한 nl 운동가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이름을 거론할 수도 있다. 거기에는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그런데 아직도 운동의 최일선에서 제 멋대로 글을 써대고 있는 활동가들이 적지 않다. 이들은 말한다. 노농동맹이 혁명의 주력이라고...미친 놈들, 이 땅의 농민은 이미 180만명 이하로 줄어들고 그 들 중 다수가 50대 이상이다. 농민과 농민운동이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노농동맹... 떠들기 전에 그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조사하고 자신들이 교과서로 믿고 있는 서적들의 적실성 여부를 검증해야 한다. 제대로 조사하고 연구하며 그들의 구체적이고 절실한 현안을 이해하지 않고 책 속에 나오는 허구의 농민을 찾으려 하기에 그 따위 생각들이 나오는 것이다.

 

-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내가 감정에 휩쌓여 흥분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맞다. 나는 흥분해 있다. 그러나 알량한 혁명이론을 앞세워 구체적인 민중의 삶을 왜곡하려는 인텔리들의 얊팍한 행동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사람들이 얼마나 있냐고....민주노동당, 진보연대, 민주노총의 활동가들이나 이들이 쓴 글을 읽어 보라. 민중이란 단어가 이명박 퇴진이란 단어가 얼마나 무가치하게 남용되고 있는지.... 이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혁명. 이명박 퇴진. 총파업이라는 문구를 남발한다. 예전에 학생들은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쇠파이프나 화염병이라도 들었다. 그런데 요즘에는 이명박 퇴진을 주장하며 수백명이 모여 경찰들로 둘러 쌓인 합법적인 집회 신고를 마친 거리에서 아무런 무기도 갖지 않은채 이런 주장을 구호로 외친다. 그러면서 무슨 무슨 게시판에는 온갖 급진적인 주장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김대중-노무현 시절에는 합법-반합법-비합법을 넘나들며 위용을 과시하던 사람들이 이제는 이명박 퇴진이라는 살벌한 구호를 주장하면서도 투쟁의 방식은 애써 '합법'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으려 한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입만 열면 이명박 퇴진이고 혁명이고 총파업이다.

    

댓글 3개:

  1. 저는 민경우 동지의 주장에 문제인식을 지니고 있는 사람이지만 동시에 민경우 동지의 이같은 태도(창조적 파괴, 운동의 주류지향성)에 감명받기도 합니다.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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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 고맙군요...

    - 저는 이 세상에 내놓을만한 자신감있는 어떤 의견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세상을 있는그대로 보고 무언가 하고자 할 뿐입니다.

    - 07년 대선에서 권영길 후보가 패배했다면 그에 맞는 원인을 찾고,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그냥 걸어온 길을 그대로 가는 것은 결국 아무 것도 하지 않겠다는 것과 다름 없습니다.

    - 힘이 부족하여 할 수 없을지는 몰라도 부지깽이를 들고라도 무언가 휘둘러 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 주장일랑 그런 정도로 봐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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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강의록을 보는 느낌입니다. 예전 필기 내용에 블로그글들도 참조하겠습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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