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대 문제에 관심을 가지면서 386세대와 뚜렷한 가치관의 차이를 느낄 때가 있다. 비교하자면 386세대는 이념적이고 지사적인 반면 20대는 합리적이고 실용적이다. 나는 386세대가 갖고 있는 이런 특징을 더 많이 갖고 있는 것 같다.
나는 세상을 어떤 담론.사상의 잣대를 통해 본다. 반면 20대는 있는 그대로 세상을 보는 듯 하다. 나는 행동을 하는 원칙이 '옳고 그르냐'이다. 반면 20대는 '내게 유리한가 그렇지 않은가'이다.
나는 세상을 저렇게 보고 저런 식으로 미래를 설계할 수도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 우리 아들의 꿈은 무엇이 되느냐가 아니라 적당히 돈을 벌되 여유있게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거다. 나는 아들의 꿈을 인정하고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강박관념, 쓸데없는 도덕률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살기를 바란다. 선전물 광고처럼 "생각대로 해라"이다. 그런데 동일한 원칙을 내게 적용하지 못한다. 요즘에서야 나는 "행복해도 된다", "욕망과 감정에 충실해도 좋다"라는 주문을 외거나 조금씩 배우고 있지만 어색하고 낯설다. 여전히 허균.정도전.김옥균.한비자.마키아벨리 등 비장한 삶을 살다 간 사상가.실천가들을 좋아한다. 어쩌면 이것이 내가 가장 즐기는 어떤 일인건가?
- 91학번 후배와 가슴 서늘한 대화를 했다. 대화의 발단과 전개과정을 소개하기는 어렵지만 유능하고 건실한 녀석은 30대 내가 살아온 인생과 2010년 내가 서 있는 위치를 냉정하게 헤집었다. 나는 녀석과 비슷한 평가를 선후배들에게 하곤 한다. 이제 당신들의 시대는 갔으니 떠나라고, 운동이 밥벌이의 수단이 되는 순간 변혁적인 관점에서 세상을 보기는 어려운 법이니까, 녀석은 나도 다를 바 없다고 아무렇지도 않게 지껄였다.
어디까지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고 어디서부터 내 영역을 벗어난 세계일까? 어디까지가 '옳고 그르다'이고 어디서부터 '좋은가 싫은가'일까? 19년을 같이 산 '그녀'는 16년쯤되는 어떤 날부터 소리없이 내게 말하고 있다. 당신은 할만큼 했다고... 내가 옳은가 그녀가 옳은가? 아니면 우리는 그냥 다른 종류의 인간인가?
기성세대 운동권이 지금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 그것은 차세대를 키우고 새로운 세대를 육성해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는 온갖 비난과 공격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해야 하는데 지금 운동진영에는 안타깝게도 그런 사람이 전무합니다. 전 선배님이 유일하다고 생각하고...여전히 선배님이 우리운동에서 해야할 일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제 30대인생을 새로운세대들을 육성하고 그들이 활동할 자리와 정세를 만들어내는데 바치기로 결심했답니다^^ 함게 새로운 시대의 싹을 뿌리지 않으시렵니까? ^^
답글삭제진짜 충격받았구나. 나한테는 너무 당연한 얘기가 누군가에게는 충격일 수 도 있군요.... 여하튼 저의 의도는 충격이나 비난은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아주시길.... 다만 선배님의 새세대 운동에 대한 고민이 운동의 미래와 새세대의 미래뿐 아니라 선배님 운동의 미래에도 적용되고 준비되기를 바라는 마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모두 민경우 선배님을 존경한다는 점도 잊지 마시길....
답글삭제다만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미래를 준비하시기를 바래요. 80살까지는 살텐데 앞으로 남은 세월 후배만 키우면 살 수는 없지 않을까 하는 걱정 비스무리한 마음도 쫌 있고....
민경우 선배의 아까운 재능이 좀 더 좋은 조직적 토대에서 반짝 반짝 빛나며 날개를 달 수 있기를 간절한 바람도 있다는 것!
'매력있다'는 저의 평가는 그냥 입에 발린 소리가 아니라 '민경우'라는 인간의 빛나는 재능(?)에 대한 평가라는 사실도 알아주시길...
더무 가라앉지 마시고요, 과거를 돌아보지도 마시고요, 앞으로 나아가야할 미래에 대한 꿈을 꾸세요!
'희망은 스스로 균열하는 절망의 그 안에서 고통스럽게 자라난다'- 도종환
저는 드릴 말씀이 별로 없네요!!
답글삭제실존적인 문제에 부딪힐때 제가 자주 읽는 글입니다.
경철초고의 마지막 부분인데... 이것을 읽고 나면 정리가 되지요!!
선배님은 어떨신지요!!
"인간을 인간이라고 전제하고, 세계에 대한 인간의 관계를 인간적 관계라고 전제한다면 너는 사랑을 사랑과만, 신뢰를 신뢰하고만 등등으로 교환할 수 있다. 네가 예술을 향유하기를 바란다면 너는 예술적인 소양을 쌓은 인간이어야 한다; 네가 다른 사람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한다면 너는 현실적으로 고무하고 장려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는 인간이어야 한다. 인간에 대한, 그리고 자연에 대한 너의 모든 관계는 - 너의 의지의 대상에 상응하는, 너의 현실적 개인적 삶의 특정한 표출이어야 한다. 네가 사랑을 알면서도 되돌아오는 사랑을 불러일으키지 못한다면, 즉사랑으로서의 너의 사랑이 되올아오는 사랑을 생산하지 못한다면, 네게 사랑하는 인간으로서의 너의 생활표현을 통해서 너를 사랑받는 인간으로 만들지 못한다면 너의 사랑은 무력하며 하나의 불행이다" 경철 초고중
20대여서는 아닌 것 같아요.
답글삭제어쩌면 저도 기형적으로 현재의 시간과 다른 시간을 살아온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요..
제가 학습했던 많은 책들은 말그대로 80년대의 감수성이 가득한 책들이었거든요. 그러니 내가 분노하고 아파했던 곳은 80년대였고 살아가는 곳은 2000년대이니 가끔씩 느꼈던 서글픔이 어디서 왔던 것인지를 조금씩 알게 되는 듯요.
많은 학생운동가들도 그러한 상황이 아닐까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어떠한 문제의식으로 운동을 하는가 어떤 학습을 하는가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생각도 하구요.
요즘에는 저는 자신감이 바닥을 헤집고 있어요.
나는 무능력하다 이런차원이 아니라.. 내가 사람들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이 없고 도리어 모든 것들을 되물어야하는 상황이기때문에 그래요.
386세대정서라고 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어요. 저는 그 세대를 많이 본적은 없으니까요.
현재 운동을 만들어가고 있는 사람들(특히나 NL)의 운동의 동기부여나 정서가 이념적이고 지사적인 측면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저또한 그랬고 여전히 그런 부분이 남아있어요.
저는 정확하게 말하면 '인간에 대한 고민'에서부터 운동을 시작했고
진정한 인간상과 인간사회를 고민하면서 '그렇게'되기 위해 노력했고 그런 사회를 만드려했죠
저의 행동 원칙도 옳고 그르냐였지 내게 유리한가 아닌가는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어느샌가 후배들에게 그런 삶을 강요하지 못했고 후배들은 거부하기 시작했어요.
반항의 형태였으면 싸웠겠지만 '인간답게 살아가는 감동'이란 것을
함께 느끼고 싶었는데 후배들이 소위 말하면 '구도'의 삶에서 그런걸 느끼기 어렵다고 자신은 잘못된 거냐는 물음과 자책을 하기 시작한 겁니다.
저는 당연히 아니라고 했고 고민끝에 노선을 바꿈과 동시에
후배들에게도 운동하는 삶의 태도에 대해서도 다르게 이야기했어요.
그런데.. 다른 이들에게는 그렇게 이야기하지만 저에 대해서는 다른문제로 다가왔어요.
저도 요즘에서야 나는 '행복해도 된다','욕망과 감정에 충실해도 좋다'라는 주문을 외우고
스스로를 풀어가고 있지만 어디까지 놓아도 되는 것인지 알수가 없어서 행동하나하나 말하나하나를 하는데 정말 수천가지 물음이 들어서 어떤 얘기를 할수가 없어요.
여전히 저는 '사람들의 슬픔과 괴로움'에서 의미를 부여하고 찾고 벗어나지 못하는데
내가 원한다는 데로한다는 것이라니.
제가 원하는 것은 이런건가싶기도 하고.
'인간다움'에 대한 것. 사회를 바꿔나가는 것 뿐아니라 내가 삶을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모든 것이 혼란스러워요.
다시 처음을 돌아가서
시대는 어떤 경향이라는 것이 있기 마련이기 하지만
결국 시대를 바꾸는 것은 어느정도 지사적 혹은 인류애적 감성을 가진 이들이 선도(?)해나가는 것이라 생각해요.
20대들이 케세라세라의 성격을 가지는 것은 실은 구조의 문제가 더 큰 것 같아요
이념과 지사를 가지기에는 생존의 문제가 너무나도 절실하니까요.
사회의 모순이 현상을 나타나는 모습또한 그시절과 다르고..
구조로 인해 생겨나는 여러 흐름들은 있지만 20대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살아가는 형태 소중한 것을 선택해가는 것, 사회를 바라보는 형태들이 상당히 다양하고 자본주의적이면서도 중세적이면, 심지어 원시공산주의적으로 살아가는 친구도 있구요.
그저 사람들은 다양하다고하면 너무 회귀주의인가요 ㅋ
이념과 지사적인 삶의 방식은 시대의 감수성과 별개의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시대이든 그 시대에 어떤 것을 바꾸는데 영향을 끼친사람들은 지사적이고 인류애적인 감수성을 가지고 있고 무엇이 옳은지를 고민해야 개인적인 호불호와 사회와의 관계를 파악할 수 있고 사회전체의 모습에 대한 변화를 고민할 수 있으니까요.
20대 문제도 20대문화 사이에서도 그런 삶의 태도를 보이는 20대들이 무언가를 조직하고 사람들을 설득해서 어떠한 행동을 만들어내는걸요.
운동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하기 쉽게 되는 타입이 있는것 같아요.
선배는 많은 것을 해오셨고 선배의 삶의 방식이 틀렸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저또한 그렇구요. 다만 변화된 사람들의 모습을 유연한 사고로 분석하고 거기에 필요한 것 내면 되지 않을까요.
정말 삶의 전반을 옳고 그른 것으로만 판단해왔던 지난날들이.. 전요..
억울하게 느껴질때가 아주 가끔 있어요. 그런데 내가 원하는 것중 하나가 그것이었고 다만 너무 거기에 매일 필요가 없을뿐이야 하며 중얼거리고 있어요. 어디까지 놓아야하는건지는 너무너무 혼란스럽지만.
아마 어떤 삶을 살아야하는 것인지를
내 손으로 다시 결정짓는 시기인가봐요.
내 스스로 다시 선택해서 만들어가는 시기요.
전 아직 인생의 2/3이나 남았고 (선배님도 1/2나 남았잖아요.)그간에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좀 다르고 더 멋진 삶을 설계해보면 된다라고
그걸 선택하는 시기라고 주문을 외고 있어요.
답을 찾을 수 있겠죠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조댕 - 2010/01/27 11:06
답글삭제- 좋은 일이지, 그런데 너는 후대를 키우는 선배가 아니라 네 자신이 주역이 되면 좋겠다.
@유진 - 2010/01/27 14:09
답글삭제- 너무 위로하려 할 필요 없다. 네 말이 아니더라도 그런 생각을 많이 했으니까, 억지로 희망을 찾기보다는 현실을 담담하게 냉정하게 보는 것도 괜찮다.
- 민주노총 위원장 선거, 창당 10주년을 맞는 민주노동당에 대해 무덤덤하게 말하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 아닐까? 오늘 민주노동당 10주년 대회에 가서 대놓고 싫은 소리를 하고 왔는데 말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내 지적이 옳다고 말한다. 그런데 그 말을 하지는 드러내서 하지는 않는다. 이렇게 서로가 서로를 적당히 봐주면서 진보진영은 썩어 가고 있는거다. 그러니 싸워야지...
@순영 - 2010/01/27 14:24
답글삭제- 내가 제대로 이해했는지는 모르겠지만....내가 세상을 보는 방식은 시대와 부합하는 거라오.. 실존이야 죽든 말든 관심이 없어요, 지금 죽어도 별 미련은 없다오. 그런 면에서 종교는 위대한 측면을 갖고 있죠..이 시대가 나를 필요로 하지 않으면 개운하게 떠날텐데 지금은 그걸 잘 모르겠는게 문제죠..
- 너는 나와 기질이 비슷한 측면이 있는 것 같다.
답글삭제- 90년대 후반부터 학생운동하는 친구들이 386세대도 이미 버린 80년대 중반의 세계를 모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구나, 그리고 그 모방의 깊이 만큼 대중으로부터 괴리된 편협한 인간들이 대거 양산된거지, 어렵겠다. 나중에 만나서 찬찬히 이야기해 보자. 특별한 조언을 해줄 일은 없고 있는그대로 그냥 들어주는 정도는 할 수 있겠다.(살다보니 이건 엄청난 내공이 필요한 일이지만..)
@조댕 - 2010/01/27 11:06
답글삭제백치미님 말씀에 적극 동감하는 바입니다 선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