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와 과제(9.21)
새세대네트워크 기획위원 민 경우
1. 객관정세
1) 이명박 지지율의 급등
9.14 내일신문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 노선이 보수적 색채에서 친서민.중도강화로 바뀌었다”는 설문에 대해 50.6%가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친서민.중도노선의 진정성에 대해서는 동의한다(44.4%)와 동의하지 않는다(48.9%)”로 팽팽하게 엇갈리고 있다.
이를 집단별로 살펴 보면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는 50대 이상, 남성, 강원권, 자영업 등에서 높고 40대 여성, 호남, 학생 등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기할만한 것은 첫째. 지난 1월 이명박 대통령 지지율이 16.3%였던 30대에서 48.8%를, 서울과 수도권의 경우 1월 29.6%, 21.6%에서 55.3%, 66.2%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서울.수도권의 경우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거치며 보수화(이 때의 보수화는 전통적인 가치 가령 가부장제.반북 등 전통적인 가치가 아닌 성장.효율 등과 같은 신자유주의적 가치를 의미함)되었다. 이들은 이명박 정부 초기 이명박 정부가 보여준 독선적인 이미지.소통 부재에 따라 반이명박으로 돌았다가 이명박 정부가 정치적 스탠스를 다소 왼쪽으로 옮겼다고 판단하자 다시 회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이와 관련해서는 프레시안, 한귀영, 7.20 참조)
둘째. 경제적 생활고를 민감하게 느끼는 30,40대 여성 지지율이 여타 집단에 비해 크게 낮은 점이다.(위 조사에서 전체는 53.8%, 30대 여성 37.9%, 40대 여성 30.6%) 이는 여러 차원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여성들의 고학력화, 30대 초반 여성에서 고용이 집중적으로 악화된 점, 교육.보육.주거 등 대도시 서민생계에 대한 압박이 가시지 않고 있는 점, 이명박 정부의 마초적 이미지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과거 30~40대 주부들이 대체로 남편과 유사한 정치적 성향을 보였다면 08년 촛불시위 이후에는 여성들의 사회적 진출 또는 정치적 의사 표시가 매우 뚜렷한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상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무엇일까?
첫째. 미약하지만 국민대중의 투쟁의 성과라고 볼 수 있다.
08년 촛불시위를 통해 대운하, 전기.가스.물.건강보험 등의 민영화를 저지 또는 지연시킨 바 있고, 미디어법은 08년 12월, 09년 초의 격전을 거쳐 09년 7.22에야 통과되었다. 민주진보진영이 정운찬-정몽준 카드로 일격을 맞은 형세지만 어쨌든 이명박 정부가 변화한 것은 밑으로부터의 대중적 압박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황을 너무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둘째. 이명박 정부는 박근혜.조선일보 등의 전통 보수진영과는 다른 비주류 보수라고 할 수 있다. 이명박이 박근혜를 따돌리고 대통령 후보로 낙점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보수진영의 적자이기 때문이 아니라 범야권과의 대결에서 보다 승리의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수준의 변화는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던 것이다.
민주진보진영의 문제라면 모든 것을 이명박 정부에게 집중시키려 했던 상황 판단의 오류이다. 이명박에 대한 심판은 4.29 재보선에서 확인되었다. 노무현(5.23)-김대중(8.18) 전 대통령의 서거는 반이명박 정서의 심도를 강화시켰지만 사안 자체가 갑작스러운 사망과 연결된 추모의 문제였다. 따라서 일정 수준을 넘기 어려웠다. 그런데 이를 두고 이명박 퇴진으로 비약(?)했던 것은 심각한 판단 착오이다. 민주진보진영이 이명박 퇴진으로 비약하고 있을 때 핵심 의제인 ‘서민생계’를 이명박 정부에게 선점당하고 말았다. 결국 퇴로가 막힌 민주당은 무조건 국회 등원할 수밖에 없었고 당 대회에서 이명박 퇴진을 명시했던 민주노동당은 기선을 뺏기고 말았다.
셋째는 대안세력의 중요성이다.
현재도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반감과 회의가 적지 않다. 그럼에도 여론조사의 결과가 객관현실보다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은 민주진보진영의 무능 때문이다. 국민대중은 이명박 정부가 탐탁해 보이지는 않아도 민주당이나 민주노동당이 이를 대체할만한 정치세력이라고 보지 않고 있다. 따라서 07년 대선 이후 본질적으로 중요한 것은 여전히 반정부투쟁이 아니라 민주진보진영의 혁신이다.
넷째는 경제상황을 들 수 있다.
정부는 어쨌든 희망근로.행정인턴 등으로 고용상황이 최악으로 번지는 것을 막았고 주가.부동산 상승 등으로 다시금 재테크의 환상을 조장했다. 현재의 경제상황은 중간층 어딘가를 기준으로 그 이상은 경기 활성화에 수혜를 입고 있고 그 이하는 여전히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이명박 정부는 올 상반기 중간층 이상의 사람들에게는 주가.부동산 상승과 안정된 직장(상용직 근로자의 숫자는 오히려 늘었다, 이와 관련해서는 김병권, “한국노동시장 2차 지각변동의 4대징후”, 9.16)으로, 최하층은 재정지출로 민심 이반을 막았다. 따라서 올 상반기에 민생이 파탄나고 민중의 진출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등의 분석은 상황을 오판한 것이다. 진보진영은 보다 냉정하게 상황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쌍용자동차 투쟁에 자동차 업체 노동자들의 연대투쟁이 없었던 이유의 하나는 현대자동차가 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의 입장에서는 경제위기 상황을 연대투쟁으로 돌파하기보다는 현대자동차가 잘 나가고 있는 점에 안도하며 쌍용자동차에 대한 연대를 모른 척 했을(?) 가능성이 크다)
2) 개헌
9.15 이명박 대통령은 개헌과 관련해 “행정구역 개편, 선거구제 개편에 플러스로 통치 권력이나 권력구조에 제한된 개헌을 한다면 검토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개헌과 관련해서는 입장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쟁점이 될만한 것은 첫째. 현 정세에서 개헌국면이 민주진보진영에 유리한가 아닌가하는 정세 판단의 문제 둘째. 개헌국면으로 돌입할 경우 권력구조.국민기본권 등 개헌의 내용 문제 등이 있을 수 있다.
개헌에 대해서는 필자의 준비가 부족하므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으로 약한다.
3) 한반도 정세의 대변화
클린턴 전 대통령 방북(8.4~8) 이후 막후 조정국면을 가졌던 북미 대화는 10월 중 보즈워스 특별대표가 방북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미국은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북미대화’로 규정하고 있으나 사실상 북미대화를 추진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 북미회담도 지난 10여년간 반복되었던 북미대화의 패턴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
임진강 수해와 관련 김형오 국회의장이 보낸 항의서한을 북이 접수(9.17)하기로 한 것은 북이 남북대화에 전향적으로 나설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9.15자 통일뉴스(김치관 기자)는 북이 곧 남북고위급 회담을 제안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도하고 있다.
바야흐로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대지각변동이 시작되었다.
4) 경제
세계경제의 동향은 여전히 불투명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경제연구원(8.25)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실물경제(고용.내수.주택시장)는 여전히 침체(2010년 이후에나 회복)해 있고, 중국은 내수 부양의 한계(수출 감소, 자산버블)가 나타나고 있다. 일본(재정적자, 내수부진)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동유럽 국가파산 위기가 서유럽 금융기관에 전가될 가능성도 잠재해 있다. 기타 미국의 상업모기지 대출의 부실 가능성도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전체적으로 보면 세계경제는 각국 정부의 금융안정.재정지출로 일시적으로 안정을 되찾은 듯 하지만 여전히 불안한 상태에 있다. 누리니 루비엘, 폴 크루그먼 교수 등은 세계경제가 향후 더블딥(W)이나 장기침체(U) 양상을 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경제는 재정지출 확대, 수출(환율과 대자본의 경쟁력)의 선전, 외자 유입(한국 대자본의 실적 호전에 따른 단기성 자금 유입)으로 인해 살아났다. 문제는 재정지출은 고갈되거나 재정적자라는 후유증을 낳고, 환율효과는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외자 또한 언제라도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다.
정부의 의도는 재정지출 등으로 일시적 안정을 취한 후 근본적인 구조개혁 없이 세계경제회복(수출 증가).설비투자 등으로 상황을 만회하는 것이다. 그러나 세계경제회복이 늦어질 가능성이 큰데다 대기업의 설비투자 또한 정부의 기대만큼 늘고 있지 않아 어려움이 예상된다.
향후 예상되는 쟁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4대강.감세 정책과 재정적자 사이에서 터져 나오는 간극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 가령 수자원공사의 예처럼 공기업에 부채를 떠넘기려 하는 점, 대우조선해양 등을 민간에 팔아 자금을 조달(공기업 민영화)하려 하는 점, 재원이 부족할 경우 민자유치(BTL)를 통해 재원을 해결하려는 점 등이다.
둘째. 부동산.주식의 이상 과열과 그에 따른 폐해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부동산의 이상과열을 지적하며 금리 인상을 강력히 시사한 바 있는데 금리가 인상될 경우 한계기업.가계 등에 충격을 줄 가능성이 크다.
셋째. 기타 고용.주거.보육 등 서민생계와 밀접한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이상을 정리하면 현재는 재정지출.수출선전.외자 유입 등으로 일시적으로 상황을 봉합한 상태이다. 이에 따라 정부 정책에서 수혜를 받은 집단과 그렇지 않은 집단 그리고 경기에 민감한 집단과 그렇지 않은 집단 사이의 분화(이명박 지지율 상승의 간접적 요인)가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고용.민간소비.설비투자 등 실물경제의 구조적 개선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한 세계경제상황이 호전될 가능성이 크지 않고, 정부가 사용할 수 있는 카드도 점차 소진되고 있다. 따라서 이명박 정부는 집권 후반기 즈음에 고전 또는 심각한 상황에 몰릴 가능성이 크다.
2. 주체역량 평가
1) 정치지형에 대한 태도
9.7 한국사회여론연구소에 따르면 향후 범야권의 통합 방법에 대해 ‘민주당 중심이 아닌 새로운 연대 틀을 통한 통합’(41.3%), 민주당 중심 통합(30.9%), 모르겠다(27.8%)(레디앙에서)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르면 범야권과 진보시민네티즌 등이 폭넓게 참여하는 역동적이고 신선하며 대단결하는 반한나라당 공조를 만들어 내야 한다.
2) 진보정당
현 상태로 보면 민주노동당.진보신당의 통합가능성은 크지 않다. (냉정하게 평가하면 통합의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당연히 가야할 길이다) 민주노동당은 시대에 부합하는 노선과 감수성을 갖고 있지 않고 (대도시 청년들과 잘 맞지 않는다) 진보신당은 당의 주력이 튼튼하지 못하여 두 당 모두 고만고만한 수준에서 양립할 것이다. 10.28 선거, 2010년 6.2 지방선거 등에서 정책연합.선거공조를 이룰만한 정치역량은 미지수이다. 결국 울산 북구에서 단일화를 강제했던 것과 같은 밑으로부터의 대중적 압박이 필요하다.
3) 민주노총과 여타 운동진영
민주노총은 9.11 임시대대에서 진보정당통합 선언문을 채택하고 직선제 3년 유예는 다음으로 넘겼다. 위 통합선언문에 대해 진보신당.사회당.사노준 등등이 반대 성명을 냈고, 9.1~4 민주노총이 한길리서치에 의뢰한 여론조사에서 단위노조 대표자 및 조합원 간부 1000명 중 89.1%가 통합에 동의하고 있다.(이상 레디앙에서)
진보정당통합 선언문은 민주노동당에 유리하되 실효성은 없는 공허한(?) 결의이다. 이 정도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직선제 3년유예는 당연한 방침으로 이를 정치적으로 매듭짓지 못한 것은 민주노총의 정치력이 약화된 때문일 것이다.
이런 가운데 민주노총 차기 지도부, 금속노조 차기 집행부 및 현대자동차 선거가 벌어지고 있다. 민주노총은 민주노총의 존립을 가름할만한 대위기로 접어들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내부 갈등과 대립을 수습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은 우려스럽다.
09.8.26 전국회의 기관지 ‘승리의 길’에는 아직도 이명박 퇴진이 당면 쟁취 목표이고 민주노총이 진보연대에 가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필자가 무지해서 그런지 몰라도 이런 수준의 논의가 노동운동의 정치조직에서 논의되고 있는 것 자체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대학생들은 이명박 정부의 ‘취업후 대출 상환제’에 대한 대응을 소극화(또는 사실상 포기)하고 MB 불신임과 9월말 총궐기를 예정하고 있다고 한다. 필자는 고등학교 1학년짜리 아들이 있다. 이명박 정부가 위 발표를 했을 때 필자 또한 혹한 바 있다. 내 주변의 내 또래의 몇사람도 비슷한 반응이었다.
학생들은 7.22 미디어법 통과 직후 장외투쟁을 선언했던 민주당이 아무런 성과 없이 무조건 국회 등원하고 이명박 퇴진을 내걸었던 민주노동당이 특별한 이유도 없이 서민생계로 방향을 선회했는가를 잘 보아야 한다. 지금이라도 등록금.청년실업으로 사업 방향을 돌려야 한다.
기타 소상인.농민 등은 생략하겠다.
3. 과제
중장기적으로 정세의 근본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개헌과 정치지형의 변화, 한반도 정세와 경제정세의 급변이 그것이다.
현 상황은 87년 이후 성장한 범야권과 진보시민진영이 총체적으로 이완.약화되고 87년 체제와는 결을 달리하는 새로운 집단(네티즌, 소상인, 30.40대 주부, 고등학생 등)이 성장하고 있다. 정치적 변화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운동이론의 혁신과 이에 부합하는 교육체계, 세대.인적 교체, 새롭게 성장하는 세력과의 연대, 대중적 모범의 창조와 이를 전파하는 노력 등이 중요하다.
하반기에 국한해서 말하자면 첫째. 4대강.재정적자 등과 연관된 MB 정부의 모순된 행보, 서민 의제와 연관된 여론전에 치중해야 한다. 단 11월 총궐기와 같은 1회성 집회는 지양해야 한다. 둘째. 민주노총 각급 선거, 대학 학생회 선거를 잘 치르는 것이 중요하다. 최대한 단결을 도모하고 새로운 시대적 추세에 걸맞는 의제.풍토를 마련하는데 힘을 쏫아야 한다. 세째 10.28 재보선에서 내년 지자제 선거의 전범을 만드는 것이다.
진보진영은 무언가를 해야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는 것 같다. 9.3 정운찬 총리 지명으로 주도권은 이명박 정부로 넘어갔다. 하반기를 좌우할 핵심 이슈는 통일정세, 신종 인플루엔자, 10.28 재보선 정도이다. 이 중 현실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10.28 재보선에서 대담한 정치협상을 통해 활로를 뚫는 것이다. 가령 안산 상록을에서 야3당이 지지한 임종인 후보를 민주당이 지지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선배님, 글 쓰실 때 어떻게 쓰세요? 한글에서 쓴 다음 복사에서 붙여넣기로 하시나요? 아님 블로그에서 직접쓰시나요? 아마 한글에서 쓴 다음에 복사하시는 것 같은데, 그 때 다른 코드들이 함께 복사되는 것 같습니다.
답글삭제복사 -> 메모장에 붙여넣기 -> 메모장에 있는 걸 다시 복사 -> 블로그에 붙여 넣기
로 한번 해보심이...
-한글에서 복사해서 붙였는데 이게 문제인가 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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