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26일 토요일

박경순 비판2) 국민경제의 선순환

박경순 2) 국민경제의 선순환

 

박경순은 한국경제를 “외부에서 강제로 이식된 ‘종속성’을 그 근본 특징으로 한다”고 전제한 뒤 “신자유주의 이전의 한국경제는 전반적으로 수출주도형 경제구조로서 극도의 편파성과 파행성 불균형성을 특징으로 하는 절름발이 경제구조였다.......즉 한번도 국민경제의 선순환구조가 확립되었던 적이 없었으며 국민경제의 균형이란 생각할 수 없었다”라고 쓰고 있다. 한마디로 한국경제는 97년 이전이나 이후에나 구조적 종속성 때문에 심각한 문제를 갖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한국경제는 97년을 경계로 그 이전과 이후 시기에 큰 차이가 있다. 그리고 이는 숫치나 통계의 문제뿐만 아니라 동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경험과도 일치한다.

 

 

70~86

87~96

97~05

GDP 성장률

7.7%

8.4%

4.3%

총고정자본

12.1%

13%

1.1%

저축률

12.9%

20.7%

9.5%

실질민간소비

6.7%

8.1%

2.7%

수출 증감률

18.4%

12.2%

13.6%

수출입의 GNI 비중

66.1%

61%

87.3%

표1) 97년 IMF 전후 한국경제 주요 지표

저축률은 75~86년, “대안경제”, 민주노동당 정책위원회 자료에서

 

위 표에서 보듯 87~96년 경계로 그 이전 시기인 70~86년과 그 이후 시기인 97~05년의 경제구조에 중요한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86년 이전의 경제는 수출의 높은 증가를 중심으로 고성장하던 시기로 볼 수 있다. 87년~96년에는 여전히 수출이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면서도 실질민간소비와 총고정자본형성(건설투자와 설비투자)이 성장하여 대외의존도가 감소하고, 연 8.4%의 고도성장을 이룩할 수 있었다.

이에 대해 위 “대안경제”에서는 “80년대 후반과 90년대의 경제호황은 3저현상에 힘입는 측면 역시 없지 않으나 필수재 소비에서 내구재 소비 확대 및 소비증가세는 80년대 후반 이후 IMF 경제위기 이전까지의 한국경제의 특성”이라고 쓰고 있다.

 

87~96년의 한국경제가 위와 같은 특징을 갖게 된 이유는 87년 6월항쟁.7~8월 노동자 투쟁을 둘러 싼 파워 게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84

85

86

87

88

89

GNP

8.4%

5.4%

12.9%

13.0%

12.4%

6.8%

제조업

17.3%

7.1%

18.3%

18.8%

13.4%

3.7%

중화학공업

19.8%

4.3%

23.5%

20.4%

17.6%

6.3%

수출(원화)

7.9%

4.5%

26.1%

21.6%

12.5%

-3.8%

최종 소비지출

7.6%

6.4%

8.0%

8.3%

9.8%

10.9%

명목임금

 

 

 

11.6%

19.6%

25.1%

소비자물가

2.3%

2.5%

2.8%

3.0%

7.1%

5.7%

노동생산성

 

 

 

11.6%

13.0%

8.2%

무역수지

-10.4

-0.2

42.1

76.6

114.5

46.0

내수기여도

 

 

 

10.5

10.9

13.4

순수출기여도

 

 

 

1.6

0.5

-7.7

건설

 

 

 

12.7

9.5

16.1

표2) 3저호황과 그 직후 한국경제 상황

“세계경제속의 한국경제 40년”(박영사)에서

 

위 표는 84~89년 사이 한국경제 현황을 보여준다. 대체로 87년 이전까지는 소비자물가가 2.3~3.0%로 안정된 가운데 제조업(특히 중화학공업)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여 12.4~13.0%(86~88년)의 고도성장을 이룩했다. 또한 3저호황과 맞물려 86~89년 무역수지 흑자를 달성하였다.

87년 이후 민주화를 배경으로 임금인상 요구가 본격화되기 시작하면서 양상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87~89년 명목임금은 각각 11.6%, 19.6%, 25.1%에 이르는데 노동자들의 임금인상은 내수확장으로 이어졌다. 89년 제조업 성장률이 3.7%로 떨어지고 수출감소.무역수지흑자격감 국면에서 89년 GDP 성장률이 6.2%로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내수의 성장 때문이다. 89년의 경우 명목임금 25.1%, 최종소비지출(민간+정부)은 10.9%에 이르고 GDP 성장에서 내수 기여도는 12.4%에 이른다. 85~87년이 수출 주도형 성장이었다면 88~89년은 내수가 경제를 주도했다고 볼 수 있다.(90년,91년 GDP 성장률은 9.2%, 8.5%인 반면 내수기여도는 13.2%,12.4%이다)

특히 주목할만한 점은 이 시기 내수를 주도했던 계층이다. 79년과 82년 8~10등위의 소비성향비율의 변동폭은 2.0, 4.9, 2.9이고 87년과 89년의 변동폭은 3.3, 2.3, 1.0으로 큰 변화가 없는 반면 3~7등위의 경우 79년과 82년의 변동폭이 7.1,1.3,4.2,0.3,3.1이었던 것이 87년과 89년 사이에는 5.5,13.2,8.2,2.3,6.0으로 크게 변화했다.(소비성향이란 가처분 소득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한다. 10분위를 예로 들 경우 79년 10분위의 소비성향은 63.8%였고 82년은 66.7%로 증가했다. 따라서 변동폭은 66.7-63.8=2.9가 된다) 즉 87~89년의 내수는 3분위에서 7분위에 이르는 중간층이 소비를 주도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87년 이후 한국의 중간층에서 마이카 붐, 주식 및 해외여행 붐이 일었던 현상과도 일치한다.

문제는 노동자들이 주로 노동조합을 무기로 임금인상에 주력한 반면 건강보험.국민연금 등 제도적인 차원에서 복지정책을 제도화시키지 못하고 임금인상 증가를 훨씬 뛰어 넘는 자산소득(특히 부동산)이 기득권층에 흘러 들었다.

 

이상의 내용은 통계상으로 입증 가능하고 동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경험과도 일치한다. 그럼에도 박경순이 위 밑줄과 같은 다소 극단적인 표현을 쓰며 3저호황 또는 87~96년 국민경제의 특징적인 양상을 부정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한국경제의 종속성’이라는 테제를 고수하기 위함일 것이다.

댓글 3개:

  1. 저 표는 어떻게 가져오는거지? ^^; 허허 선배님의 실력이 날로 일취월장하시는군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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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반면 3~7등위의 경우 79년과 82년의 변동폭이 7.1,1.3,4.2,0.3,3.1이었던 것이 87년과 89년 사이에는사이에는 5.5,13.2,8.2,2.3,6.0으로 크게 변화했다." 이 부분은 아주 인상적인 부분인데요.



    제가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80년대 경제를 기획(?)하고 이끌었던 세력과 90년대 후반 경제를 기획하고 이끌었던 세력들간의 차이가 있지 않나 느낍니다. 서점에 가닌 삼성경제연구소가 '남덕우' 전 국무총리의 글을 새로 책으로 냈더군요. 이 사람은 최근 신자유주의자들하고는 조금 맥을 다르게 하는 사람으로 느껴지는데... 고민이 되는 지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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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 우연히 좋은 책을 하나 건졌다. "세계경제속의 한국경제 40년", 박영사, 박진근......지금은 찾아 보기 어려운 80~90년 자료를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해 두고 있더군

    - 남덕우.....이런 조사해 보면 좋을 듯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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