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22일 토요일

신자유주의의 종말과 강화되는 보호주의

신자유주의의 종말과 강화되는 보호주의(3.11)

2007년 8월 미국발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신자유주의는 사실상 종언을 고했다. 신자유주의를 대체할만한 새로운 경제질서가 출현하지 못한 조건에서 세계적으로 보호주의가 강화되고 있다. 아래에서는 보호주의의 강화 현상이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과제에 대해 지적해 보겠다.

먼저 보호주의의 형태를 살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는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을 통한 자국 산업 보호와 같은 무역관련 보호주의가 있고 둘째는 서유럽에서 동유럽으로 유입되었던 자금이 다시 서유럽으로 이동하는 것과 같이 자국 금융기관의 안정을 우선하는 금융관련 보호주의가 있다.

보호무역주의의 현황은 다음과 같다.

2006

2007

2008

2009

WTO

8.5%

6%

2%(예상)

마이너스 예상

IMF

9.3%

7.2%

4.1%

-2.8%

   표1) 국제무역  WTO는 LG경제연구소, IMF는 한국은행에서

표1)에서 보듯 2009년 전망치는 마이너스로 예상되고 있는데 이는 30년만에 처음있는 현상이다.

보호무역주의의 구체적인 양태는 첫째. 전통적인 무역구제 수단인 관세나 비관세 조치들외에 WTO 규범내에서 다루지 않고 있거나 견제할 수 없는 기법을 통해 개입의 범위를 확대하는 점이다. 대표적인 예가 인위적인 환율조정, 고용보호 목적의 입법과 기업세제혜택 부여,수출세 환급 등이다.

둘째는 WTO 협정을 공공연히 위반하면서 반덤핑 관세, 상계관세, 세이프가드 등 무역구제 조치를 남발하는 경우이다. 실제로 지난 해 10월 이후 각종 취해진 무역규제 조치는 38건이었는데 이 중 WTO 규정에 부합하는 조치는 1건에 불과했다.

상황을 더욱 심각하게 만들고 있는 것은 지난 해 11월 20개국 정상회담(G-20)에서 ‘도하라운드(DDA)의 조속한 합의 도출에 힘쓰고 향후 12개월 동안 신규 무역장벽을 만들지 않기로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며칠도 지나지 않아” 러시아는 수입자동차 부문, 인도는 외국산 철강제품에 큰 폭의 수입관세를 부과했다는 점이다.

미국의 경우 신통상정책의 5대 핵심내용으로 공정무역강화, NAFTA 개정,무역조정지원강화, 해외고용 증대기업 세금우대 폐지, 국내고용 창출기업 조세혜택 강화 등을 지적하고 있는데 이는 향후에도 보호무역조치가 약화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금융보호주의의 양상은 다음과 같다.

세계금융연구소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개발신흥국가로의 민간자본 유입액이 2007년 대비 80% 이상, 특히 유럽지역 성장엔진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국가들로의 순유입액은 9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상업은행 대출은 2008년 약 60% 감소한 데 이어 올해는 135% 이상 감소하여 606억불의 순유출을 예상하고 있다.

위 사실이 의미하는 바는 외자 유입과 금융자유화를 통해 발전했던 나라들이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을 시사한다.

그렇다면 위와 같은 보호주의는 어느 정도 지속될 것인가?

LG 경제연구소 홍석빈은 “상황이 호전돼 앞으로 세계 경기가 회복이 되더라도 보호주의적 통상정책은 형태와 내용을 달리하며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신흥경제권 국가들은...국가자본주의의 영향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새사연의 김병권 부원장은 향후 경제질서와 관련해 * 신자유주의 경제시스템 자체의 변형이 예상되고 * 신자유주의가 낳은 최고의 히트상품인 금융자본주의도 대전환을 겪을 것이며 * 신자유주의의 기반이었던 고용유연화 기조도 퇴색하고 고용에 대한 인식과 개념도 바뀔 것이며 * WTO.FTA 체제도 장기적으로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즉 신자유주의가 와해된 조건에서 상당기간 보호주의가 지속되고 새로운 경제질서가 정립되더라도 신자유주의로 돌아갈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볼 수 있다.

보호주의가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무역과 금융 두가지 차원에서 나누어 볼 수 있다.

무역의 경우 홍석빈은 “국가별로 잇따라 발표되고 있는 다양한 경기부양책들 가운데 우리 수출기업들에게 기회요인이 있을 거라는 기대가 자못 크지만” “우리 수출업계에 대한 기회보다는 위험요인이 큰 것으로 나타났고 특히 미국.일본 등 선진국들의 경기부양책들은.....우리 기업들의 참여 가능성 자체가 원천적으로 낮다”고 쓰고 있다. 반면 신흥경제권 국가들의 경기 부양책은 “제조업 기반을 육성하려는 정책 지향과 자원 개발, 기간산업 정비” 등이 주목적이라 사업참여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체적으로 수출 감소가 불가피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금융의 경우에도 상황이 좋지 않다.

2006

2007

2008(추정)

2009(전망)

민간자금 유입(순)

5649

9286

4658

1653

   표2) 신흥시장국(*)으로의 민간자금 순유입 추이, 단위 달러, 한국은행에서, *는 중국.인도.한국 등 아시아, 폴란드.헝가리.러시아 등 동유럽 등등

위 표에 따르면 미국.유럽.일본 등 선진부국의 민간자금이 동유럽 등 신흥시장국에서 이탈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수출의 감소와 외국자본의 이탈은 신자유주의 질서하에서 한국경제가 누려왔던 두 갈래의 지주가 흔들릴 것임을 보여주는 심각한 사태이다.

그러나 정부의 대응은 보호주의에 대한 대응보다는 여전히 흘러간 신자유주의에 경도되어 있는 듯 하다. USTR(미 무역대표부) 신임 내정자가 한미FTA 재협상을 공공연히 밝히고 있는데도 정부여당은 한미FTA의 선 비준을 주장하고 있고, 이명박 대통령은 “일부 국가들이 자국의 산업과 고용만을 우선시하는 보호무역 조치들을 취하고 있으나 보호주의로의 후퇴는 보복의 악순환을 초래해 세계경제 회복을 늦출 수 있다”(3.3 뉴질랜드)며 한국을 FTA의 허브로 만들겠다는 신아시아구상을 발표하였다.

물론 금융과 무역에서 급격한 보호주의의 확산은 공멸을 가져올 수 있는 위험한 선택일 수 있다. 그러나 다른 나라들이 보호주의를 택하고 있는 조건에서 한국정부만 자유무역.금융개방을 주장하는 것은 ‘기분만 내고 실속은 없는 일방적인 짝사랑’일 수 있다.

본질적으로는 외자유입과 수출증대를 통해 발전했던 한국경제의 체질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영국, 아이슬란드, 아일랜드, 동유럽에서 보듯 외자의 갑작스러운 유입과 이탈은 경제의 안정성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따라서 무분별한 외환.금융자유화는 재고되어야 한다.

또한 수출에만 목을 매고 있는 한국경제의 현황은 해외수요가 급격히 위축되는 현 상황에서는 위험한 외줄타기임이 확인되었다. 따라서 내수를 확대하는 비상한 노력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단순한 경기부양 조치를 넘어 내수를 옥죄고 있는 고용.사교육.주택 등의 근본적인 개혁이 불가피하다.

참고)

“최근 보호무역주의의 특징과 영향”, 홍석빈, LG 경제연구소
“보호무역 향해 가는 세계, 자동차산업보호 외면하는 우리정부”, 3.5, 김병권
“글로벌 금융보호주의 확산 및 대응방안” 한국금융연구원(KIF) 2.14~20
“선진국의 신보호주의 대두와 향후 대응”,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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