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22일 토요일

4.29~6.10 전술적 공세기와 정책당대회

4.29~6.10 전술적 공세기와 민주노동당의 정책당대회(민 경우, 6.15)

 

4.29 재보선부터 6.10 범국민대회까지 진보진영은 전술적 공세기를 맞았다. 전술적 공세기는 일상적인 시기와는 달리 대중의 참여가 극대화되고 각당각파의 정치적 명암이 엇갈리는 중요한 시기이다. 한편 민주노동당은 전술적 공세기와 함께 정책당대회 (6.20~21)를 준비하는 어려운 조건에 있었다.

4.29~6.10이라는 바쁜 와중에서 맞는 정책당대회는 어떤 의미가 있었던 것일까? 필자는 4.29~6.10 시기를 개괄.평가해 보고 여기서 정책당대회가 갖고 있는 의미에 대해 말해 보겠다.

 

1. 4.29 재보선

08년 5월초~7월초 2달여에 걸쳐 진행된 촛불시위는 7월 이후 이명박 정부의 강경 대응에 밀려 후퇴한다.

한겨레신문이 촛불시위 1주년을 계기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후에도 촛불시위에 참여할 의향이 있는가’ 40.3%, ‘참여 의향이 없다’가 57.2%로 나타났는데 이는 촛불 시위 이후 정부의 강권통치가 패배감.무력감을 광범위하게 조성했음을 의미한다.

4.29 재보선은 정부의 강권통치에 의해 거리에서 후퇴했던 국민대중이 합법적인 선거공간을 통해 이명박 정부에 반격을 가한 것이다. 이로 인해 6.10까지 이명박 정부를 수세로 몰 수 있는 전환적 공간이 열렸다.

4.29 재보선에서 중요하게 판단할 지점은 이명박 정부를 심판하겠다는 정치적 의지가 ‘후보 단일화’에 대한 강력한 요구로 나타난 점이다. 이는 반한나라당의 대안이 명확하지 않은 조건에서 국민대중의 강력한 의지가 그런 형태로 표출되었음을 의미한다.

문제는 진보진영 특히 민주노동당 일부에서 울산 북구 선거를 두고 원칙없는 단일화, 몰계급적, 사실상 패배한 선거 따위로 평가하는 경향이다.

이는 민주노동당의 분당 과정에 대한 당 전체 차원의 평가가 부재하고 향후 10월 재보궐선거나 내년 지방선거에서 적지 않은 논란을 예고하는 매우 위험한 징후이다.

2.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이후 영결식 그리고 6.10 대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한 민심의 폭발은 이명박 정부에 대한 반감을 기본으로 하여 다종다양한 견해와 감성들이 대통령까지 지낸 한 인간의 죽음을 통해 극적으로 표출된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가 갖고 있는 위와 같은 특징으로 해서 다음과 같은 정세가 예고되었다.

첫째. 다양한 감성적 요소들과 충격적인 사태가 결합되어 있기 때문에 민심이 요동치되 영결식을 정점으로 적극적인 행동전은 약화됨 둘째. 반MB 정서가 각계각층으로 폭넓게 확산됨, 셋째.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지지기반이 무너지고 존재감이 없던 민주당 특히 유시민,한명숙 등의 친노 인사들이 급부상할 것 등이다.

이에 기초해 본다면 다음과 같은 평가가 가능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제2의 6월항쟁이 벌어질 것처럼 정세를 인식한 것은 과도한 상황인식이다. 또한 신자유주의의 관점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폄하하는 것은 인간 노무현과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하는 국민대중의 마음을 구분하지 못하는 견해이다. 끝으로 진보진영은 5.29 영결식과 6.10 범국민대회를 통해 대중의 참여를 광범위하게 이끌어 내기 위해 노력하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조성된 정국의 성과가 민주당으로 집중될 수밖에 없는 점을 냉철히 보고 적절하게 대응했어야 한다.

핵심적인 평가지점은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과 조명 그리고 500만명에 육박하는 추모 열기에도 불구하고 5.29 영결식 이후 서울 시청 앞 행사, 6.10 국민대회가 예상보다 적은 인원과 열기속에 진행된 점이다. 왜 그랬을까?

현재의 반MB 전선은 인간 노무현에 대한 추모와 회고, 강권통치와 민주주의 후퇴에 대한 분노, 이명박 정부의 친기득권 정책에 대한 반감 등이 복합적으로 포함되어 있다. 이 중 거리 행동전 등의 방식을 통해 자신의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출하는 집단은 주로 두 번째 집단이다. 나날이 팍팍해지고 있는 중서민 대중은 서민적 이미지의 인간 노무현을 회고하는 감성적인 단계에 머물러 있다. 상황이 이러했기 때문에 6.10 범국민대회는 주로 서울과 같은 대도시와 중간층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필자의 경험과 여러 지인과의 토론을 통해 이런 결론에 도달했다. 다른 판단이나 평가가 있다면 지적해 주면 한다)

IMF 경제위기 당시 경제적 하중이 주로 대기업.은행 등 상층에 집중되었다면 현재의 경제위기에는 영세자영업,비정규직,지방경제 등 하층부터 무너져 내리고 있다. 아래로부터 무너져 내리고 있는 중서민 대중이 자신의 정치적 대변자를 찾지 못하고 끝도 없는 추모 행렬을 통해 자신의 심정을 표현했다면 잘 조직화된 시민.민중 진영은 행동적인 중간층과 청년대중의 요구를 바탕으로 반이명박 정서를 명료하게 드러낸 것이다.(상황이 이러했기 때문에 03~06년 서울 도심지의 시위가 대체로 부정적인 여론에 직면한 반면 08~09년의 시위는 참여 인원에 비해 적극적인 여론의 보호속에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현 경제위기속에서 집중적인 하중을 받는 집단이 중하층에 집중되어 있다면 아직 행동화하지 않고 있는 중하부 대중의 이해와 요구를 명료한 정치적 언어로 대변하는 것이 민주노동당의 핵심적 역할이고 이는 6.20~21의 정책당대회로 표출되었어야 한다.

현 상태로 보면 민주노동당의 정책당대회는 한번의 이벤트로 끝날 가능성이 농후하다. 무엇보다 민주노동당 자체가 정책과 노선이 갖는 중요성에 대한 자각 정도가 현저히 떨어진다. 경제적 이해에 민감한 중서민 대중은 다른 무엇보다 자신의 이해와 요구를 대변할 정책과 이를 실제 관철시킬 정치 역량을 구비하고 있는가를 중시한다. 그런 면에서 민주노동당의 현 상태는 많은 아쉬움을 갖게 한다.

3. 통일정세

4.29 재보선, 5.23 노무현 대통령 서거 등과 맞물려 벌어진 3차 ‘북핵위기’와 1,2차 핵위기와의 근본적으로 차이는 3차 북핵위기의 경우 북한이 상황을 주도하고 있는 점이다.

반전평화운동은 국민대중 정서와 맞지 않고(대부분의 국민대중은 긴장을 조성하는 당사자가 북한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관성적인 통일행사(가령 6.15 문화제.등반대회 따위 등의 행사는 전선이 뚜렷하지 않다. 전선이 뚜렷하지 않은 행사는 운동역량을 강화하는데 제한적인 역할을 한다)는 정세와의 관련성이 약했다.

따라서 현 시기의 통일운동은 화해협력 세력과 연대해 MB의 통일정책 전환을 촉구하는 방향(반MB의 관점)에서 진행되어야 한다.

 

4. 글을 맺으며

많은 사람들이 4.29~6.10까지 참으로 바쁜 나날을 보냈을 것이다. 그러나 진보진영은 대중의식과 여론에 민감하면서도 자기의 전략적 방향을 확고히 하고 그에 맞춰 사업해야 한다.

위의 관점에서 보면 압도적인 대중적 열기에 호응해 용감하게 싸우되 여전히 침묵하고 있는 중서민 대중의 이해와 요구를 집약하여 진보진영의 독자적인 정치적 공간을 여는 것이 중요했다. 위의 관점에서 정책당대회는 보다 의미있게 준비되고 배치되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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