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22일 토요일

4.29 평가

4.29 재보선 평가(5.3 민 경우, 진보진영에 대한 평가와 이후 과제를 중심으로)

4.29 재보궐선거가 끝났다. 선거 결과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명확해 보인다. 그러나 민주노동당을 비롯한 진보진영에 대한 평가는 여러 경향으로 나뉘어 있고 이는 2010년 지방선거, 2012년 대선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에 4.29 재보궐선거를 진보진영의 관점에서 평가해 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나름대로 일관된 입장에서 선거 평가를 한 새세상연구소 김장민 연구원, 새로운사회를위한연구원의 손우정, 실천연대 최한욱의 평가문에 대해 검토해 보고자 한다. 이 글은 필자의 글이지만 부분적으로 새세대네트워크(non.or.kr)의 평가를 반영했음을 밝혀 둔다.

 

1. 선거 결과에 대한 평가

 

4.29 재보선에 대한 평가는 뚜렷하다. 첫째. 반이명박 정서가 상황을 압도한 점 둘째. 울산북구에서 진보세력 단일후보의 승리 셋째. 보수양당 정치의 파열조짐과 호남에서 민주노동당의 선전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진보진영에 대한 평가는 논자들마다 다소 차이가 있다.

김장민의 평가 중에 주목할만한 부분은 첫째. ‘묻지마 반MB’가 상황을 압도한 점 둘째. 울산북구에서 조승수 후보가 당선된 것은 “진보대연합의 성과”지만 “민주노동당이 그 중심에 서지 못했다”며 성과와 한계를 동시에 지적하고 있는 점 셋째. 향후 지자체 선거 대응과 관련해서 “호남은 민주당심판, 영남은 진보대연합, 수도권은 반MB의 기조로 나가자”라고 제안하고 있는 점이다.

손우정의 글은 반MB가 상황을 압도했지만 진보의 가치를 중심으로 내용적 연대가 이뤄지지 않은 점을 강조하며 반MB를 넘어 어느 방향으로 힘을 모아낼 것인가에 대한 대중적 토론이 진행되어야함을 강조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대중적 소통 테이블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각 정치세력의 정책전문가들만으로 이뤄져 있는 민생민주국민회의의 틀을 대중적으로 확장하고 내년 지방선거에서 정책경쟁을 목표로 각 지역별 정기토론회를 기획”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최한욱은 “민주노동당의 강화가 제1원칙”이고 “반MB전선을 포괄하는 반보수대연합이 제2의 원칙”이라고 전제한 뒤 “4.29 재보궐선거는 제1원칙이 사라진 점”에서 “아쉬움이 적지 않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리고 그 이유는 “조급성과 단기적 성과주의”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2. 진보진영의 전략적 과제와 4.29 재보궐선거 평가

 

1) 진보진영의 전략적 과제는 첫째. 6.15 공동선언과 반신자유주의를 대중적.정치적으로 확산하는 것 둘째. 대중적 지반을 공고히 하면서 민주노동당을 기본으로 폭넓은 범(민주)진보대연합을 결성하는 것 셋째. 2010~12년 선거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도출하는 것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한편 4.29 선거를 둘러 싼 주객관적인 상황을 살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이명박 정부에 대한 반감이 상황을 압도하여 이를 실현할 수 있는 단일화에 대한 대중적 압력이 강하게 작동한 점 둘째. 이명박 정부의 강권통치가 범민주진보진영 전체를 압박하며 대중적으로 패배감이 확산되어 있었던 점을 들 수 있다.

2) 아래서는 위의 관점에서 4.29 선거를 평가해 보겠다.

첫째. ‘묻지마 반MB’라는 판단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MB 정부에 대한 대중적 심판이 갖는 정치적 성과를 적극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한겨레신문이 촛불시위 1주년을 계기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이후에도 촛불시위에 참여할 의향이 있는가’ 40.3%, ‘참여 의향이 없다’가 57.2%로 나타났는데 이는 촛불 이후 정부의 강권통치가 패배감.무력감을 광범위하게 조성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MB 정부의 질주를 제어하고 범민주진보진영과 국민대중이 정치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심리적 공간을 열어낸 것은 의미있게 평가되어야 한다.

둘째. 첫째의 관점에서 반MB를 위한 단일화 압박이 상당한 수준에서 작동했음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가령 서울 광진 기초의원 선거에서 민주노동당 유민희 후보가 13.5%를 얻은 데 비해 인천 민노당 김응호 후보의 득표율이 5.6%에 그친 것은 인천의 유권자들이 반이명박에 기초하여 홍영표 후보에게 의식적으로 표를 몰았음을 의미한다.

동일한 맥락에서 울산 북구에서 단일화가 성사되지 않았다면 진보세력 전체에 대한 혐오와 부정적 인식이 적지 않게 확산되었을 것이다.

위의 관점에서 보면 4.29 선거는 승리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옳다.

 

3) 다음으로 민주노동당과 진보진영의 관점에서 평가해 보겠다.

첫째. 반MB를 뛰어 넘어 6.15 공동선언과 반신자유주의라는 진보적 가치를 확산하는데 실패했다. 특히 울산 북구의 단일화 과정에서 6.15와 10.4 선언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제시하여 진보신당과 조승수 후보에게 전향적인 반응을 이끌어냈어야 한다. 이는 분당과정에서 진보신당과 조승수 후보의 책임을 우회적으로 묻는 동시에 이후 단결과 연대의 기준을 마련하는 차원에서 중요한 문제였다. 그런 면에서 울산 북구 단일화 과정은 부분적으로 선거 승리에 과도하게 집중한 편향으로 볼 수 있다.

둘째. 울산 선거 단일화를 통해 단결의 기초를 만든 반면 그 기운을 확대강화하는데서 아쉬움을 남겼다. 민주노동당은 언제나 범(민주)진보진영의 대연합을 실현하는데 적극적이고 주동적이어야 한다. 진보신당의 후보가 당선되었다고 하더라도 이후 단결의 기초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이를 높이 평가하고 더욱 큰 단결로 나가는데 앞장서야 한다.

특히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의 정치적 위상이 지속적으로 추락하고 있는 시점에 이룩한 진보진영의 대연합은 울산 노동운동을 고무하고 추동하는 중요한 밑거름이 된다는 점에서 사심없이 단결에 나섰던 민주노동당의 태도에 긍지를 가질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울산 북구 선거와 관련 이를 폄하하려는 경향은 이후 단결의 기초를 약화시킬 것이라는 점에서 자제되어야 한다.

셋째. 민주노동당의 선차적이고 중요한 과제는 대중투쟁을 활성화하고 조직적 지반을 공고히 하는데 주력하는 것이다. 특히 수도권과 청년층에서 민주노동당의 조직대중적 지반이 허약한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그런 면에서 민주노동당의 현 상태를 냉정히 진단하고 역량 배치를 잘 해야 한다.

전남 도의원 선거에서 민주노동당 정우태 후보가 승리(48.8%)하고, 광주 서구 기초의원 선거에서 민주노동당 류정수 후보(54.1%)가 승리한 점은 민주노동당의 성장 가능성을 잘 보여준다. 이는 영호남의 노동운동, 호남의 농민운동에 기반하여 대중운동의 성장과 선거 승리가 잘 결합된 모범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다.

반면 인구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수도권 청년층에 대한 영향력과 대중적 지반이 약한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따라서 민주노동당은 역량의 상당 부분을 수도권의 청년대중을 조직하는데 집중해야 한다.

위의 관점에서 민주노동당이 대중운동.대중투쟁을 활성화하고 전략적인 지역.집단인 수도권 청년대중의 조직화에 소홀하지 않은가하는 우려가 없지 않다.

김장민은 내년 지자체 선거에서 수도권은 ‘반MB 연합’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이를 이를 위해 대중적.전국적 명망을 갖는 정치인을 조기에 발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편 민주노동당의 현 상태에 비춰 수도권에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하고 있다.

필자는 김장민의 주장에 대해 적극 동의한다. 현 상황에서 민주노동당이 수도권에서 대중적 지반이 약하고 수도권에서 경쟁력있는 후보군을 갖고 있지 못한 점은 치명적인 약점이다. 따라서 민주노동당은 (선거대응에 앞서) 청년대중의 이해와 요구를 수렴하는 큰 규모의 대중투쟁과 조직사업을 선차적으로 배치해야 한다. 선거와 관련해서는 대중적인 정치인을 조기에 발굴하여 선거에 임하거나 대중적인 정치인이 없음을 객관적으로 인정하고 범(민주)진보대연합을 주동적으로 제기하여 여기에 6.15선언과 반신자유주의 내용을 관철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3. 향후 정국 전망과 진보진영의 과제

1) 향후 정국 전망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이명박정부의 강권 정치에 대한 민심의 향배를 보여줌으로써 이명박 정부에게 상당한 정치적 부담을 주었다.

특히 선거 기간 중 북핵.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소환.북핵 등 초대형 정치현안이 즐비했음에도 불구하고 반이명박이라는 정치적 의사가 선거를 통해 명료하게 확인된 점은 대단히 고무적이다.

둘째. 범민주진보진영의 연대와 단합에 대한 대중적 압박이 강화될 것이다.

경기도 교육감 선거에 이어, 재보궐선거에서 후보단일화가 승리에 결정적인 요소임이 확인되면서 향후 진행될 모든 선거에서 단일화에 대한 대중적 압박이 핵심 변수로 떠오를 것이다.

셋째. 수세에 몰려 있던 촛불 및 범민주진보진영이 재기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특히 작년 하반기 이후 패배감.무력감에 젖어 들었던 촛불과 진보진영이 이후 승리의 가능성을 확인한 점은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승리이다.

넷째. 통일정세가 발전하면서 이명박 정부의 정책 전환이 이뤄지고(이미 가시화되고 있음) 화해협력세력이 폭넓게 진출하며 수구 세력내의 혼란과 동요가 진행될 것이다.

다섯째. 올 중하반기 이후 구조조정에 따른 일자리.사회적 안전망 등 서민생계를 둘러 싼 갈등이 심화될 것이다.

 

2) 진보진영 특히 민주노동당의 과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손우정의 제안처럼 반MB를 뛰어 넘는 진보의 가치가 무엇인가에 대한 대중적이며 공개적인 정치토론이 왕성하게 진행되어야 한다.

6.15 선언과 반신자유주의와 같은 강령적 수준의 논의에서부터, 고용.주거.의료 등에 대한 정책적 수준의 논의까지 민주노동당이 존재하는 곳 어디에서나 밤낮을 지새는 정치토론의 대광장이 열려야 한다.

둘째. 수도권 청년대중을 조직하는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이를 위해 등록금.청년실업 등 수도권 청년대중의 이해와 요구를 대변하는 큰 규모의 대중정치투쟁을 완강하게 진행해야 한다.

통일정세는 다른 어느 시기보다 심각하고 결정적인 국면으로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통일정세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하는 것과 대중운동의 중심을 무엇으로 할 것인가는 차원이 다른 문제이다. 6.15 선언과 민족통일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하면서도 한번 시작한 등록금.청년실업 운동을 ‘개나리 투쟁’으로 종결짓지 말고 1년 내내 줄기차게 진행해야 한다.

셋째. 연대연합에 주력해야 한다.

김장민의 제안처럼 호남에서는 민주당 심판, 영남에서는 진보대연합을 구축하되 수도권에서는 대중적 지반, 대중정치인이 없는 점을 고려하여 범민주진보대연합을 주동적으로 제기하고 여기에 민주노동당의 역할을 높여야 한다.

특히 진보시민진영 일부에 존재하는 반북.반6.15 경향, 민주당 등 야당 다수에 존재하는 신자유주의 추종 경향을 제어하는데서 응당한 자기 역할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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