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22일 토요일

북 로켓 발사와 전망

북 로켓 발사와 정세전망(4.15)

 

4.5 북이 로켓을 발사하고 UN 안보리 의장성명이 채택되면서 한반도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아래에서는 현 정세의 몇가지 특징을 살펴 보고 이후 정세를 전망해 보겠다.

 

1. 북한의 의도와 향후 전망

북한의 의도는 지난 20년간의 북미 협상 과정을 보면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91~94

98~00

06

발단

93년 5월 노동 발사

98년 8월 대포동 발사

06년 미사일.핵 실험

결론

94년 10월 북미제네바합의

00년 10월 북미코뮤니케

07년 2.13 합의

91~94년 1차 위기는 북이 93년 5월 미사일 노동을 발사하면서 93년 6.11 북미 1차 공동성명이 발표되고 궁극적으로는 94년 10월 북미 제네바 합의로 마무리되었다.

98~00년의 2차 위기는 98년 8월 31일 대포동 발사 이후 2000년 10월 북미 공동코뮤니케로, 2006년 7월과 10월 미사일.핵실험은 2007년 2.13 합의로 끝났다.

위 모든 과정의 일관된 특징은 ‘북한의 선제공격(정치적)-적당 수준의 긴장-극적인 타협’으로 마무리되었다는 점이다.

09년 4월 로켓 발사도 결국은 UN이나 6자회담 대신 북미 고위급 정치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다. 차이가 있다면 북한의 의도가 이전보다 훨씬 ‘공세적이고 노골적’이라는 점이다. 이는 2012년 강성대국 시간표와 관련이 있을 것이다.

2. 북한의 로켓 발사 능력

협상을 좌우하는 것은 결국 군사력.경제력과 같은 실력이다. 국제질서는 힘에 의해 뒷받침되지 않는 외교를 허용하지 않는다. 필자는 이와 관련한 전문적인 식견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러나 지난 20년간 진행된 북미 대결을 간추려 보면 북한 능력은 대충 짐작할 수 있다.

 

91~94

98~2000

2006년

g 또는 kg 수준의 플루토늄

 

핵실험

미사일

노동

대포동 1호

대포동2호

북한의 핵.미사일 역량

 

91~94년 1차 위기 당시 북이 갖고 있었던 것은 핵무기의 원료가 되는 플루토늄과 노동 미사일이었다. 북의 협상자원이 크지 않았기 때문에 3년(89년부터 치면 5년)에 걸친 북미협상은 94년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압승하면서 간단히 무시되었다.

98년 2차 위기는 00년 10월 북미공동코뮈니케로 귀결되었지만 2001년 1월 부시행정부가 들어서자 원점으로 돌아갔다.

위 1,2차 위기와 달리 2006년 북의 대미공세는 보다 ‘위협적이고 강력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임기말에 직면한 부시 행정부는 위험수위를 점차 넘어서고 있는 정치협상을 차기 행정부로 넘겨 버렸다.

2009년 4월 북의 로켓 발사와 관련한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최소치) 2,3단계 추진체 분리, 저궤도 일시진입- (최대치) 인공위성 발사 성공’ 사이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핵 능력은 ‘(최소치) 조악한 수준의 핵물질 또는 핵폭탄 - (최대치) 몇개의 소형 핵 폭탄 보유’ 어디쯤에 있다.

문제는 위 최소치에 기초하더라도 북의 능력은 일본과 동북아시아에 있는 미군기지를 타격할 능력이 있거나 조만간 그런 수준에 도달할 것임을 의미한다. 위 사실이 시사하는 바는 1,2차 위기와 달리 09~12년의 북미 공방은 어중간한 상태에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3. 국제질서

국제질서는 3개의 층위가 있다. 첫째는 미국과 유럽, 중러 등과 관련된 열강질서, 둘째는 북한,이란 등 중규모 반미국가와 관련된 역관계 셋째는 알-카에다나 아프카니스탄의 탈레반 등 무정형의 테러 또는 무장조직과 연관된 문제이다.

 

90년대 초반

90년대 중후반

2001~04년

세계질서

미국 주도의 일극질서

미국주도 일극질서의

의미있는 균열

미국의 반동기

파열 요소

유럽의 통화동맹

미국의 IT 버블 파열

중러연대

동아시아 경제위기의 세계적 확산

북한의 미사일, 중남미의 좌파 정권 출현

미국의 이라크 침략과

국제질서의 재편

 

90년대 중후반 미국 주도의 일극질서는 의미있는 도전에 직면해 있었다. 문제는 부시 1기 행정부가 ‘강압적이고 반동적인’ 정책으로 상황을 결정적으로 악화시킨 것이다.

미국의 이라크 침략을 계기로 열강 질서는 미-영,미-일본-호주를 연결하는 친미 블럭, 독일.프랑스가 중심이 된 유럽대륙, 중러로 삼분되기 시작했다. 특히 중러 연대는 05년 5월 푸틴-후진타오의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08년 8월 러시아의 그루지야 침략까지 급속히 발전하여 미국의 일방주의에 강력한 제동을 걸고 있다.

중규모 반미국가에서 특징적인 것은 이란의 움직임이다. 이란은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는 한편 이라크의 시아파 정부, 헤즈볼라.하마스 등과 같은 정권(또는 무장정치조직)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에너지를 고리로 중러의 연대를 중동으로 확산시키는 고리의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의 이라크 침략의 역설적인 결과는 아프카니스탄 탈레반의 ‘극적인’ 재기이다. 자칫하면 파키스탄의 핵 통제권이 탈레반의 수중에 들어갈 수도 있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다.

09년 1월 집권한 오바마 행정부의 1차적이고 절대적인 과제는 탈레반.알-카에다 등 ‘테러’조직을 제압하고 이라크 전쟁을 폼나게(?) 마무리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중동의 강자로 부상한 이란의 협력이 필수적이고 이란과의 협력을 위해서는 러시아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오바마 행정부는 미-러, 미-중(경제적), 미-이란과의 협력에 나서고 있다. 이 와중에 북한이 틈새를 비집고 들어와 이란과 아프카니스탄에 앞서 先 협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가 러시아, 중국, 이란, 쿠바 등에 보내는 메시지에 비춰 보면 북미 각축 또한 협상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90년대 초반

98~2000년

2006년 이후

북미 관계

북미제네바 합의

북미공동코뮤니케

2.13 합의

남북관계

남북정상회담 합의와 조문 파동

남북 정상회담과 6.15 선언

07년 10월 2차 정상회담

북일관계

북일 3당선언과 수교협상 결렬

군국주의, 반북 전면화

군국주의, 반북 및 납치 문제

4. 동북아시아 질서 변화

 

북미 공방이 협상으로 마무리되면 남북관계와 북일관계는 어떻게 될까? 남북관계는 3차 정상회담, 남북관계 개선, 악화 등 3가지가 있을 수 있다. 상식적이라면 첫 번째와 두 번째가 되어야 하는데 현 상태로 보면 세 번째 경로를 밟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 경우 이명박 정부는 심각한 난관에 봉착할 것이다. 94년 정상회담 합의와 파기 과정에서는 북미 제네바 합의가 이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의 대북강경노선이 먹혀들 여지가 있었는데 북미간 협상이 벌어지는 조건에서 남북관계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이명박 정부는 심각한 딜레마에 놓이게 될 것이다.

북일관계는 지금까지는 북의 공세가 북일관계를 악화시키는 방향으로 작동했다면 향후 전망은 동북아시아의 질서 재편과정에서 힘 관계에 의해 좌우될 것이다.

5. 협상의 수준은?

북미간의 협상이 진행된다면 어느 수준에서 마무리될 것인가? 이는 세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겠다. 첫째는 북핵의 공인 둘째는 북핵 (제한적) 포기 - 평화협정 셋째는 북핵 폐기 - 평화협정 수준일 것이다.

첫째 경우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차원에서 정세가 진행될 것임을 의미한다.

둘째와 세 번째의 경우, 북이 일단 확보한 핵을 포기할 것인가가 미지수이다. 현재 확보한 핵.미사일 역량을 동결하고 확산하지 않는 선에서 마무리할 수 있다. 미국이 근본적인 폐기를 요구한다면 미국 또한 그에 상응하는 댓가가 커질 것이다. 북한의 협상자원이 커진 만큼 미국 또한 심각한(?) 수준의 양보가 불가피하다.

 

6. 국제질서와 남한 정치지형의 엇박자 그리고 진보진영에 주는 함의

2002년 노무현 정권의 출범은 국제질서의 추세와 모순되었다. 2002년 당시 2000년 IT 버블 직후 세계경제는 불황에 직면했지만 한국은 인위적인 내수 부양으로 경기가 살았고, 2002년 부시 행정부의 위세가 하늘을 찌를 때 친미 성향의 후보가 낙선했다.

2007년 이명박 정부의 출범 또한 국제질서와 모순된다. 신자유주의가 종말을 고하는 순간 가장 그에 근접한 후보가 당선되었고 미국 주도의 일극질서가 무너지는 순간 남북관계에 적대적인 정권이 출현한 것이다.

무엇이 보다 근본적인가?

필자는 국제질서의 변화가 보다 근본적이라고 생각한다. 2006~8년 어느 시점을 고비로 미국 주도의 일극질서는 종말을 고했다. 경제적으로는 극도의 혼미 상태로 접어들었고 정치군사적인 영역에서의 약화 조짐 또한 뚜렷하다. 그리고 이 파도는 시차를 두고 한국 내정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

08년 10월 금융공황, 11월 수출과 제조업 침체에 이어 09년 초 일시적인 반등조짐이 있지만 세계경제와 한국경제의 중장기 침체는 불가피하다. 올 중하반기 이후 고용대란이 본격화되기 시작하면 상황은 또 다른 수준에서 진행될 것이다.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질서 재편은 2006년 이후 이미 진행형이다. 핵심은 그 속도와 깊이가 이전과는 다른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점이다.

향후 한국정치는 국제질서의 변화를 한국 정치가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를 두고 각축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은 밑으로부터의 대중적 진출과 선거를 통해 표출되고 2012년 선거로 집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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